책을 장식용으로 구입하기 시작하다.

예전에는 전공서적을 제외하면 책을 구입한 날 읽기 시작해서 몇 달이 걸려서라도 끝까지 읽었는데, 최근 몇 년은 책을 구입하고 제대로 읽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. 심지어 소설책도 앞부분만 좀 읽고 책장에 그대로 꽂아 두는 경우가 허다하다. 분명 구입할 당시에는 이 책이 내 수중에 없으면 안 될 것 같고, 읽으면 주체할 수 없을 것 같은 지적 쾌감을 느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빠져 구입을 하게 되지만, 막상 책이 내 앞에 있으면 왜 그렇게 눈이 책에서 멀어지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. 책장을 쭉 훑어보니 중간에 읽다 만 소설책이 6권, 철학책이 5권 정도 되는 것 같다. IT 관련 도서도 나름 공부를 좀 해 보겠다고 구입하고서는 앞 부분만 조금 읽고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있는 책이 10권 이상되니 답답할 따름이다. 이번 기회에 책을 구입하는 건 잠시 보류하고, 맘잡고 중간에 읽다만 책들을 하나 둘 읽어나가야겠다.

말과 사물 Les mots et les choses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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미셸 푸코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<말과 사물>을 처음 구입하려고 했던 시기가 10년 전이었던 것 같은데, 결국 구입을 포기하고 교보문고에서 원서를 구입했던 기억이 난다. 많은 사람들이 데리다의 <그라마톨로지>와 이 책이 오역이 많아서 차라리 원서를 읽는게 낫다는 말을 할 정도였지만, 내가 원서를 번역해서 읽는다는 건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기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이고, 몇 장 넘기지 못하고 지레 포기하고 말 것이라는 것도 너무나 잘 알기에, 꾸준히 중고 서점 사이트를 검색해 보고 있지만 책은 좀 처럼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. 아무리 오역이 많다고 하더라도 내가 번역해서 읽는 것 보다야 시간상으로나 의미를 파악하는데 있어서나 더 유리하지 않겠는가!

결국 구입을 포기하고 얼마 전에 시립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해 가지고 왔다. 몇 페이지를 원서와 비교해 가며 읽어봤는데, 번역이 엉망이라는 생각은 그다지 들지 않는다. 물론 번역의 품질이 좋다는 건 아니지만, 의미를 파악하는데는 지장이 없으니 그럭저럭 괜찮은 번역 수준인 것 같다. 오역이 있다는 부분은 참고해서 읽으면 될 것 같고, 무슨 내용의 책인지 의미를 파악하는데 주력해서 읽으면 될 것 같다. 일반적으로 오역이 있는 경우 정오표를 만들어서 출판사 홈페이지에 올려 놓고 수정판을 내 놓으면 될 것을 이 책은 왜 재출간을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.

책을 대여 기간에 맞춰 읽을 자신도 없고 나중에 다시 참고할 일이 생길 것 같아서 맘잡고 스캔 작업을 시작했다. 절반 정도 스캔 작업을 마쳤는데 문서 인식 프로그램 두 개로 문서화 작업을 해 보니, 불어와 한자 등이 섞여 있어서 그런지 인식률이 너무나 저조하다. 그냥 이미지를 PDF 파일로 만들어서 e-Book 형태로 봐야겠다. 그리고 필요하다면 PDF 파일을 제본해도 될 듯 싶다.

Le Robert Micro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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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 8년 전에 교보에서 두 권의 불불사전을 구입했는데
모두 Larousse 에서 출간된 사전이었다.
그 때는 무슨 맘으로 불불사전을 구입했는지 모르겠지만
거의 보지 않았으니
책장을 장식하기 위한 용도로 구입했던 것 같다.
그리고 작년에 100주년 기념이라고 해서
Le Petit Larousse 2005년판을 구입했었다.
물론 이 사전도 내 책장에 고이 모셔져 있다.

그리고 작년에 구입한 Le Robert Micro 는
그 전에 구입했던 사전과는 달리
내가 종종 이용하는 불불사전이 되어,
나의 부족한 불어실력을 도와주고 있다.
이 사전의 장점이라면
우선 기존에 가지고 있던 불한사전과 그 크기가 비슷해서
한 손에 놓고 단어를 찾아도 무게에 부담이 가지 않는다는 점이다.
그리고 단어에 대한 발음과 간단한 예문까지 포함되어 있어
학습용 사전으로는 안성맞춤이다.
소설책 한 권을 갖다 놓고 모르는 단어를 찾아가며 읽고 있는데,
단어가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.
학습용으로 이만한 사전은 찾기 힘들거 같다.

시크릿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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얼마 전에 나경은 아나운서의 사무실 책상을 찍은 사진에
<시크릿>이라는 책이 놓여 있는 걸 보고
어떤 책일까 궁금해서 우선 영화를 먼저 보고
책을 구입해서 읽고 있다.

그 내용은 예전에 읽었던 <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> 중 하나인
목표를 확립하고 행동하라는 내용과 비슷하고
가이아 이론과도 많이 닮아 있었다.

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면 해당 라디오 채널이 나오는 건
분명 내 주위에 수 많은 주파수들이 혼재해 있다는 얘기이고
그건 내 주위의 주파수들이
어떻게든 나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.

일례로 힐러리 한의 바이올린 연주가 너무 맘에 들어서
예전에 구입했던 클래식 앨범들을 다시 들을 요량으로
서랍에서 꺼내 책상에 정리해 두었는데
그 중에 <파바로티와 친구들2> 앨범이 포함되어 있었다.
그리고 그 날 파바로티가 별세했다는 소식을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되었다.

그렇다면 반대로
내가 생각하는 일들이 주파수를 형성하여
우주에 전달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책을 읽으면서 하게 되었다.
그리고 나비효과도 다시 한 번 생각나게 했다.

앞으로 사서 읽을 책 목록을 쭉 적어두었던 메모를 우연히 발견했는데
그 목록에 있는 책들의 대부분이 내 서재에 놓여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.

<시크릿>이라는 책에서 밝히고 있는 비밀이
너무 비약시킨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
나름 일리가 있다는 생각도 해 본다.

Ensemble, c’est tout 함께 있을 수 있다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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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난 3월 오드리 또뚜 주연의 <Ensemble, c’est tout> 가 프랑스에서 오픈을 해서 이 영화의 원작인 안나 가발다의 소설 <함께 있을 수 있다면>을 그녀의 다른 작품 <나는 그녀를 사랑했네>와 함께 구입해서 읽어 봤다. 하지만 아마존에서 장기 베스트셀러로 평점이 좋았다는 이유가 결정적인 구입 이유였을 것이다.

내용은 무난하고 평이하며 뒤돌아보니 별로 남은 것도 없는 것 같다.

도서 소개에 낚인 것 같은 이 찜찜한 기분은 뭘까?